기원전 3000년 무렵 지구 곳곳에는 발달된 문명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정착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도시를 건설하고 문자를 만들고 나라를 세웠습니다. 문명은 대개 농사짓기에 좋은 큰 강을 중심으로 생겨났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나라를 세우고 문명을 발달시켰습니다. 우리 조상이 세운 최초의 나라는 '고조선'입니다. 고려 시대에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는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때가 기원전 2300년 무렵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황허 강 일대에 문명이 번창했고 그리스에서도 에게 해의 섬들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하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유럽은 아직 미개지였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고조선이 국가로서 제 틀을 갖춘 때는 기원전 2300년 무렵이 아니라 훨씬 나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므로 우리 조상들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문명을 발달시켰고 그러면서 고조선을 세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
단군왕검 이야기는 청동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청동기를 만들어 쓴 때를 '청동기 시대'라고 합니다. 청동기 시대의 특징은 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단군왕검과 같은 지배자가 등장해서 일반인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기원전 10세기 무렵부터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단군왕검 이야기에 따르면 환웅은 비, 구름, 바람을 다스리는 신하를 거느리고 내려와 인간이 360여 가지 일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비, 구름, 바람은 농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자연현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야기는 당시 사람들이 농사를 매우 중요시했음을 말해 줍니다. 그리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에서 360은 1년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웅은 1년 동안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사건들을 처리하는 지배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그가 새로 나타난 지배자이거나 새로 나타나 지배 집단의 대표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단군 신화에 나오는 웅녀와 환웅의 결혼은 집단과 집단의 결합을 뜻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집단마다 곰, 호랑이, 새 같은 특별한 동물을 섬겼습니다. 이것을 '토테미즘'이라고 합니다. 토테미즘은 당시 원시 신앙의 한 종류였습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 어떤 동물이나 식물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동물이나 식물을 신성하게 여겨 숭배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곰이 여자로 변한 웅녀와 환웅이 결혼한 것은 곰을 섬기는 집단과 환웅 집단이 결합했음을 의미합니다.
정치와 제사를 지배하는 단군왕검
곰을 섬기는 집단과 환웅 집단이 결합해 세운 나라의 우두머리가 단군왕검입니다. 단군은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이란 뜻입니다. 왕검은 정치를 주관하는 임금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단군왕검은 제사와 정치를 동시에 관장하는 최고 지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제사를 정치와 따로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일로 생각했습니다. 하늘신, 태양신과 같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주관하는 것은 지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제사와 정치를 하나로 생각하는 것을 제정일치라고 하며 단군왕검은 제정일치 사회의 최고 지배자였습니다.
고조선은 본래 이름은 조선입니다. 고조선이라는 명칭은 고려 시대 말의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합니다.
일연은 위만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옛날의 조선'이란 뜻에서 '옛 고(古)'자를 붙여 고조선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은 아사달을 한자로 표현한 것으로 아사달은 태양이 뜨는 자리라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는 저마다 자기 나라를 세운 조상에 대한 신비한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건국신화'라고 하는데 신화는 있는 그대로 믿기 어려울 만큼 신비롭습니다. 그렇지만 신화는 당시의 역사적인 현실을 담아서 지은 이야기이고 그 신화를 간직해 온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단군왕검 이야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과 생각, 감정이 깃들어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단군왕검 이야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 왔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내용이 덧붙여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면서 오늘 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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