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

부여 사람들

블랙다니 2023. 5. 1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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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삼한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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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을 잘 기르는 사람들

쑹화 강 주변에 펼쳐진 넓고 기름진 평야에서 부여 사람들은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부여는 농업뿐 아니라 가축을 기르는 목축도 매우 발달했습니다. 그래서 부여 사람들은 '가축을 기른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주로 말, 소, 돼지, 닭, 개를 많이 길렀는데 그중에서도 돼지를 가장 많이 길렀습니다. 

 부여의 말은 매우 유명했습니다. 아시아의 북쪽 지역에서 들여온 부여 말은 크고 날쌔며 잘 달렸기 때문에 명마, 신마라고 불렸습니다. 부여는 목마장을 두어 말을 기르고 길들였습니다. 길들인 말을 타고 싸우는 부여의 기병은 매우 용감했습니다. 부여에서는 말 외에도 품질 좋은 구슬, 모피 등이 많이 생산되었으며 이것을 원료로 하는 수공업이 발달 했습니다.

중국의 역사책<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부여 사람들이 몸집이 크고 굳세고 용감하다고 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에는 조두라는 그릇을 사용하고 술잔을 주고 받을 때에는 잔을 닦아서 주고 받았으며, 출입할 때에는 서로 절을 하여 예의를 갖추었다고 합니다.

부여 사람들의 머리 모양은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정수리에 묶는 상투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흰 베로 만든 소매가 커다란 저고리와 바지를 입었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으로 가는 사신은 수놓은 비단옷이나 모직옷을 입고 가죽신을 신었습니다. 

부여 사람들은 노래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나녀노소 할 것 없이 길을 다니면서도 노래를 불러 하루종일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여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5개월 동안 시신을 집 안에 두었다가 땅에 묻었습니다. 시신을 집 안에 오래 둘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시신에 얼음을 채워 두기도 했습니다. 왕을 비롯한 지배자가 죽으면 시중들던 사람들을 무덤에 같이 묻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순장'이라고 하는데 많을 때는 100명을 순장하기도 했습니다. 

 

1책 12법과 영고

고조선에 법이 있었던 것처럼 부여에도 법이 있었습니다. 부여의 법은 오늘날 4조목만 전해져 오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살인자는 사형에 처하고 그 가족은 노비로 삼는다."

"남의 물건을 훔쳤을 때는 물건 값의 12배는 물어내게 한다."

"간음한 자와 투기가 심한 부인은 사형에 처한다."

부여의 법을 보통 '1책12법'이라고 합니다. 도둑질한 자에게 물건 값의 12배를 물어내게 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입니다. 고조선에서는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부여에서는 그 가족까지 노비로 삼아 고조선보다 더 무거운 벌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부여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던 까닭에 투기가 심한 부인을 사형에 처했던 것이었습니다. 

음력 12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제천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를 '영고'라 하고 제천행사가 열리면 나라 사람들이 모두 모여 제사를 드리고 노래와 춤을 즐겼습니다. 제사를 드릴 때에는 북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죄수들에 대한 재판을 열거나 죄인을 풀어 주기도 했습니다. 제천행사 때 재판이 열리는 것은 부여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천행사는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을 때에도 열렸습니다. 이때는 소를 잡아 점을 쳤습니다. 소를 잡아서 발굽을 보고 만약 갈라져 있으면 흉하고 발굽이 붙어 있으면 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여의 인구는 8만 호였다고 하는데 한 호에 평균 5명이 산다고 계산하면 전체 인구는 40만 명이 됩니다. 왕이나 가를 비롯한 지배층 밑에는 민이 있고 그 밑에 하호, 노비가 있었습니다. 하호는 노비는 아니지만 민보다 낮은 신분이고 노비는 주안에게 속해 있는 존재였습니다. 

부여는 고조선이 멸망한 뒤에 만주 일대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손꼽혔습니다. 그러나 날로 강대해져 가는 고구려의 공격을 받고 선비족과 싸우면서 차츰 세력이 약해져 494년 고구려 문자명왕 때 고구려에게 정복당하고 말았습니다. 부여는 약 600년 동안 존속했습니다. 

부여 사람들이 사용하던 검은 간토기 : 겉면에 흑연과 같은 광물질의 안료를 바르고 문지러 광택이 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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